드루킹의 청와대 배후를 철저히 수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입장표명하라
특검에 소환돼서 밤샘 조사를 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회’ 참석에 대해서도 그 자리에 참석한 경곰모 회원들이 ‘김 지사가 앉은 자리와 몸짓’까지 일치된 진술을 하고 있는데도 ‘사실이 아니’고 잘라 말했다. 특검 수사에서 대선 공약 자문을 구하고 은밀한 대선 여론조작을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드루킹이 일방적으로 접근했고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던 해명이 새빨간 거짓말로 탄로 났는데도 아무 일도 없었다고 발뺌하는 것은 너무나도 뻔뻔하다.
어제 김 지사의 특검 소환 모습은 여유 있고 당당하기까지 했다. 미소 띈 얼굴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가 하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지지자들이 던진 장미 꽃길을 거쳐 포토라인에 선 그는 “송구스럽다”거나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일반적인 피의자 코멘트 대신 “정치특검”을 주장하며 자신의 결백을 항변했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국민 앞에 낯 두꺼운 정치쇼를 펼치는 것은 아직도 ‘실세 권력’에 대한 ‘비호나 봐주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인가?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여당 의원들의 낯 뜨거운 ‘김경수 엄호’ 였다. 민주당 당대표가 되겠다는 후보들은 앞 다퉈 “진실함을 믿는다”, “구시대적인 마녀사냥을 멈춰야 한다”, “존재하지 않는 호랑이를 만들어내는 정치특검의 오점을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여론조작을 공모한 피의자로 소환된 김 지사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보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집권여당의 당권 도전자들이 권력에 줄서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기문란을 저지른 김 지사를 두둔하는 후안무치한 행동을 하다니 앞으로 나라가 어디로 갈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여기에 추미애 대표는 아예 “드루킹 사건은 권력 주변을 기웃거린 신종 정치브로커들의 일탈 행위에 불과해 결단코 특검 사안이 아니었다”고 특검을 성토했다.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 여당 대표가 특검 사안인지 아닌지 판단을 내리는가? 특검이 피의자인지, 김 지사가 피의자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여론조작 수사는 지난 1월 민주당의 고발로 시작해놓고, 막상 댓글조작의 배후가 김 지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드루킹으로 드러나자 ‘정치 브로커의 일탈 행위’로 치부하고 있는 것이다. 특검수사를 정치화 하고, 삼권분립의 원칙을 부정하면서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를 땅바닥에 떨어뜨리는 작태가 아닐 수 없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은 민주주의의 꽃인 대선과정을 전후해서 국민의 뜻을 왜곡하고 조작하는 시도를 벌인 것으로 민주주의 작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위헌적인 헌정파괴 행위이다. 그것도 이 정권의 실세 중의 실세라고 알려진 김경수 지사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핵심 비서관들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송인배 정무비서관은 드루킹을 김 지사에게 소개시켜주고 드루킹을 네 차례나 만나 200만원을 받았고, 백원우 민정비서관은 드루킹이 청탁한 오사카 총영사 후보를 청와대로 불러 면접을 봤다. 특검은 이번 사건의 배후를 밝힐 핵심 고리인 두 비서관도 즉각 소환해서 추궁해야 한다. 그리고 청와대 압수수색을 통해 이들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김정숙 여사가 ‘경인선’의 존재를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수행하던 김경수 의원에게 '경공모' 이름이 어렵다고 말해서 ‘경인선’으로 바꿨는지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 자신의 핵심 측근들이 줄줄이 연루되고 본인도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국민 앞에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고, 완벽하고 철저한 진실규명과 관련자 엄벌을 천명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다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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