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남도국 세상]2018 설명절

남도국기자 | 기사입력 2018/02/17 [20:35]

[남도국 세상]2018 설명절

남도국기자 | 입력 : 2018/02/17 [20:35]
▲ 남도국  칼럼

[남도국 세상]2018 설명절

 

설 명절에 제일 먼저 둘 째 딸 가족과 자녀들이 우릴 방문해 온다고 한다. 이번 명절에는 특별한 명절로 준비하고 싶다. 깨끗하게 이발과 목욕을 하고 한복과 신발도 다른 것들로, 그들이 편하게 쉬었다 갈 잠자리도, 이불과 베게, 난방과 화장실, 간편하고 소박한 음식과 음료를 할멈과 의논하여 조용히 준비하러 울진 장을 다녀왔다.

 

말린 산나물, 호박, 전통 된장, 간장, 명태 부침개, 식혜, 과일 등을 준비하고, 마지막으로 잊지 말아야 할 손자들 세뱃돈 까지 챙겨 돌아왔다. 두 세 시간 후면, 도착할 그들의 모습을 연상하며 할아버지 하고 내 가슴에 안길 대학생 손녀, 중 고등학교 손자들 까지, 한꺼번에 모두를 않고 등을 두들겨 주는 훈련을 하고 있다.

 

서해안 지방 아침에 눈이 내려 길이 미끄러워 좀 늦게 출발했다고 한다. 길이 잘 뚫린 고속도로를 달려와도 다섯 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 나는 이 길을 옛날부터 수 십 번 왕래하며 다녔다. 군산을 출발, 전군도로를 달려, 호남고속도로로, 서 대전을 경유, 경부 고속도로로, 대구, 경주, 포항을 경유하여, 울진으로 오가는 길을 수 십차래, 그러나 지금은 빠르고 편리한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충남 서천, 세종시, 청주, 영덕을 경유하여 오는 길, 약 40분을 단축해 온다고한다.

 

▲ 2018년 1월 1일 새해 아침 울진 산포리 동해의 지평선을 박차고 솟아오르는 태양의 힘찬 열기를 보라!     © 남도국기자

 

그들이 도착하면 제일 처음 동해의 명물 해물탕으로 첫 식사를 대법하려 준비 중이다. 간단한 과일로 후식을 즐긴 후, 내일의 여행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덕구온천으로 달려가 휴식을 취하고, 죽변항으로 향하여 울진대게의 맛을 체험하는 순서로 의견의 일치를 이루어낸다.

 

다음날은 매봉산 등정, 골짜기 따라 올라가면 추운 것도 힘든 느낌도 사라진다. 온화하고 따뜻한 단풍잎이 소북이 쌓인 양지쪽을 따라 한 시간 쯤 걸어 올라가면, 자연으로 용트림하며 솟아오르는 42도의 온천수가 3미터 높이의 하늘을 박차 오르는 모습은 진풍경이다. 누가 이런 광경을 제작하고 만들었을까? 땅 속 깊은데서 박차고 솟아올라 우리들의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이게 하는 신기한 일을 어디 누가 제작하고 실현한 것인가? 참 신기할 따름이다.

 

이런 멋과 맛이 그들을 울진으로 다시 오게 한다. 국내유일의 자연온천으로 휴식을 취한 다음 죽변항으로 달려간다. 상식 없는 우리로는 전문가의 권유를 따를 수밖에 없다. 가격을 치른 만큼 가치가 있다는 주인의 말을 믿고 한두 마리 넉넉하게 구입하여 그 자리서 찜통으로 쪄,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일곱 식구가 둘러앉아 다시 맛보기 어려운 울진 대게의 진미를 만난다. 이 맛과 멋, 우리들의 추억을 또다시 새롭게 만드는 행복한 시간이라 말하고 싶다.

 

2박 3일, 계획한 시간이 지나 돌아갈 날이 된다. 대체로 이른 시간 7시에 일어나 혼잡한 시간을 피해나서야 한다며 주섬주섬 보따리를 챙겨 차에 싫고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간다. 잘 계셔요, 감기와 건강에 조심하셔요. 잘 잡수시고 운동 많이 하세요. 또 다시 시간 내어 오겠습니다. 잘 가, 조심해, 천천히 안전하게 가거라. 그리고 도착하면 연락해라! 떠나고 나면 허전하다. 노인 두 사람만 집에 남아 허전한 성류산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잊는다. 묵묵히 발걸음을 집 안으로 돌이키며, 2박 3일 간의 즐거웠든 시간들을 회상한다. 인생이란 이런 것, 오고 가고, 만나고, 즐겁고, 행복하고, 헤어지는 일들의 연속이다. 떠나간 지 4시간 여 만에 군산에 도착했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그날 12:00시 경, 대구며느리에게서 오후 3시에 출발하면 특별한 일 없으면 6시 반 쯤 도착한다고 한다. 할멈은 이 소식 듣고 며느리 좋아하는 김이 떨어졌다며 빨리 준비해 오란다. 늦은 밤에 도착할 큰 딸 가족 네 식구를 위한 준비도 빈틈없이 노트에 적어 읍으로 달려간다.

 

울진에서 대체로 많은 상품을 구비하고 있는 홈마트에 들러 이런 저런 물건 빠뜨리지 않고 구입하여 돌아와 도착시간을 기다린다. 어디쯤 왔을까? 혹시 거세게 부는 바람 날씨가 오는 길을 방해하지는 않는가? 삼척지역에 산불이 발생하고 아직 진화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이들이 오는 길에 방해가 없기를 빈다.

 

저녁 6시 30분 정확하게 며느리가 도착하고 또 20분 후 큰 딸 가족이 차를 몰고 우리 집 언덕길로 올라온다. 너무 너무 반갑다. 두 늙은이들만 살든 집이 금방 시끌벅적 방방마다 불이 환히 켜지고 사람들로 훈기가 온 집을 가득 채운다. 그들은 서로 질세라 그간의 지나간 이야기들을 듣고 나누며 흥겨워 시간가는 줄 모른다.

 

준비한 매운탕으로 안주삼아 매취한잔 씩을 곁들인다. 내일 스케쥴을 어떻게 하느니, 청평고등학교에서 대구 성서중학교 발령이 어쩌니, 태국 방콕의 거주 비자가 어떠니, 언제 쯤 방콕으로 들어가느니, 등등으로 밤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우며 못 다 한 이야기들을 주고받는다.

 

다음 날은 역시 덕구온천이다. 많은 식구가 갔음에도 널찍한 온천 조금도 부족함 없이 서울, 부산 등지에서 찾아온 많은 사람들을 다 환영하고 편안하게 해 줄 여유가 있어서 좋았다. 오는 길엔 역시 죽변 항이다. 단골집인데도 어림없는 소리. 마리당 25,000원 한 마리 더 얹어 준다며, 식사까지 350,000원을 결재하고 맛있었노라고 인사하며 돌아온다.

 

설날 아침, 일곱 식구 차려입고 조상님께 예배드리고, 각각 순서대로 세배하고 세뱃돈 교환하고 떡국으로 아침을 먹은 후, 며느리 친정 부모님들이 계시는 대구로 떠나간다. 저녁 9시, 큰딸 가족 넷이 서울로 돌아가고 집에는 또 다시 늙은 두 노인만 남아서 지난 4박 5일 간의 설명절을 회상하며 두고 간 선물, 음식, 과일 등을 정돈하며 고요한 밤하늘을 쳐다본다. 이것들 모두 안전하게 잘 도착했을까? 2018년 설명절은 이렇게 즐겁게 쉬고 지내고 해서 행복했다.

 

2018년 02월 17일 

성공한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마십시오, 가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십시오.
 
  • 도배방지 이미지

  • 이관 2018/02/18 [22:33] 수정 | 삭제
  • 같이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 훈훈합니다. 때론 힘들고 구찮고 짜증도 나겠지만 그렇게 사는 보람을 읽는 마음의 세계가 너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우리에게 교훈(가르침)을 주는 삶을 엿보았습니다. 강건하십시요.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