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발생 3년, 아직도 텐트생활 하는 이재민

‘국민 4大의무 있듯이, 국가도 의무 있다.’

신영숙 기자 | 기사입력 2020/11/10 [23:58]

포항지진발생 3년, 아직도 텐트생활 하는 이재민

‘국민 4大의무 있듯이, 국가도 의무 있다.’

신영숙 기자 | 입력 : 2020/11/10 [23:58]

[경북다경뉴스=신영숙 기자]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공동대표 모성은 · 이하 범대본)는, 11월 10일 14:00,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4대 의무를 다하듯 정부도 국가의 의무를 다하라’고 촉구했다.      

 

▲ 2020.11.10. 포항지진 3주년 기자회견  © 신영숙 기자

 

<범대본>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포항지진 발생 이후 지난 3년 동안 포항 시민들의 마음은 너무나 절박했다고 회고했다. 추운 겨울,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외치고 또 외쳤다. 그것이 발단이 되어 2019년 3월 20일 정부조사연구단에 의해 포항지진은 촉발지진이라고 밝혀졌다. 

 

만약, 시민들이 추운 겨울 지진의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외치지 않았다면, 만약, 시민들이 지열발전소 가동을 중단시키지 못했다면, 만약, 시민들이 집단소송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포항지진은 당연히 천재지변으로만 기록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잘못된 접근방법과 대책이 문제다. 

 

<범대본>은 촉발지진에 대한 정부의 잘못된 접근방법을 지적했다. 

‘정부는 무엇보다 피해 시민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열발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국가예산을 투입한 정부는 포항시민에게 깊이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지원책도 마찬가지다. 촉발지진이 발생한 지 3년이 되었건만, 아직 흥해 실내체육관에는 집과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텐트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 사정과 이유야 어떻든, 정부는 피해시민의 아픔을 감싸고 치유해 줘야 한다. 그리고 가해자로서 적절한 배상을 해야 한다’고 했다. 

 

시혜적 ‘구제’보다 정정당당한 ‘배·보상’을 촉구한다. 

 

포항시민 그 누구도 ‘구제금’을 지원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피해를 입은 만큼 ‘정당한 배·보상’을 바랐을 뿐이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은혜적으로 구제금을 지원하는 것은 모순이다. 이제부터라도 포항지진 특별법을 구제지원법이 아닌 배·보상법으로 개정하여 지진피해에 대한 배·보상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지진으로 인한 영업손실·부도 등 경제적 피해와, 정신적 피해를 특별법만으로는 보상받을 길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특별법만 있으면 손배소송은 필요 없다”고 주장해 온 사람들이 있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 그로 인해 보상받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누군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구제 지원금...미흡하고 불공평하다.   

 

피해구제 지원금은 ‘실질적’이어야 한다. 경제적 손실분과 심리적 손실분에 대한 손해배상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주택수리비는 100% 보전해 줘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은 피해구제 지원금은 실제 건축물 피해 지출액의 80% 범위 내에서 지급한다. 그것도 분야별 상한액을 따로 정해 둠으로써 ‘전혀 실질적이지 못한’ 수준이다.   

 

특히, 사망자에 대한 위로금도 차별적이다. 

 

포항지진 사망자에 대한 위로금은 1천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세월호 사망자 위로금은 2억 원, 가습기세정제 사망자 위로금은 1억 원씩 지원한 것과 비교된다.  

 

이에 <범대본>은 세월호에 비해 20분의1에 불과한 포항지진 사망자 위로금 수준에 대해 정부의 명확한 해명을 촉구했다. 

 

지원금 신청절차...폐쇄적이고 행정편의주의적.    

 

피해 시민의 입장에서는 구제 지원금 신청접수가 자유로워야 한다.   

 

우편과 인터넷을 통해 신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본인이 직접 신청하기 불편한 시민들을 위해서는 위임장을 통해 대리인도 신청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시행령을 만들어 본인만 신청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 우편접수도 막아 놓고, 인터넷 신청도 제한된 일과시간 안에 5부제로 받고 있다. 

 

‘포항시민에게 피해구제 지원금을 지급할 진심(眞心)이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구제금 신청에 대리인을 세울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사적자치권’을 억제하는 것은 물론, 민법에 규정된 ‘위임계약체결권’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편접수 불가론과 일과시간 내 인터넷 접수방법은, 시민으로부터 지탄받아 마땅할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다. 

 

특별법 개정과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다.    

 

먼저, 포항지진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 

포항지진 특별법 조문에 “배·보상”이란 용어를 포함시켜야 한다. 

 

산업부는 현재 지방자치단체 재원충당 근거규정과 소멸시효 연장을 위해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소멸시효 연장은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피해구제 지원금 재원의 일부를 국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왜 마련해야 하는지 포항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이것은 향후 재판에서도 촉발지진의 책임을 포항시가 떠안아야 하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촉발지진의 책임자를 하루빨리 색출해야 한다. 

 

이미 감사원은 관련 공직자들의 귀책이 있음을 발표했고, 또 포항지진 진상조사위원회도 관련 부처 책임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촉발지진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지열발전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대체에너지 개발공약이 발표된 이후, 2017년 7-9월 포항 지열발전소에 물주입을 재개하다가 지진이 촉발된 것이다. 

 

금번 대전지검의 한국수력원자력 압색 및 백 前산업부 장관에 대한 수사와 함께 포항지열발전 물주입 재개에 대한 책임성 규명 수사를 동시에 진행해 줄 것을 검찰에 촉구했다.<끝> 

 

<범대본>은 어떤 단체인가? -----------

 

<범대본>은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 직후부터 포항지진 원인규명 및 지진피해 배보상을 위해 활동하는 회원 2만 명에 달하는 시민단체다. 

 

2017년 11월 말부터 시민 1만 명 서명운동 추진했고, 법원 가처분소송을 통해 포항지열발전소 가동을 중단시킨 단체다. 2018년 지진피해 손배소송을 시작해 지금까지 약 2만 명의 시민소송인단을 구성, 국내 최대의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다. 

 

또, <범대본>은 정부조사연구단의 촉발지진 발표 직후 2019. 3. 29. 대한민국 정부와 지열발전 관계자에 대한 책임을 묻는 형사소송도 제기했고,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넥스지오, 지열발전소, 지질자원연구원, 에너지기술평가원 등에 대하여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다. 

 

한편, 포항시민에게 이미 교부한 재난지원금의 환수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행안부에 주장한 바 있으며, 심각한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피해시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하여 지열발전 시추시설 이전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하여 재판부와 함께 포항지열발전소를 확인 점검했고, 지질안정성에 대해서도 산업부와 대한지질학회로부터 확인 공문서를 받았다. 

 

2020년 새로 만들어진 ‘국민동의청원’ 제도를 통해 포항지진 배·보상 근거 마련을 위한 포항지진특별법 개정입법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추진했을 뿐 아니라, 포항지진진상조사위원회에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각각의 책임소재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청하여 정식 조사안건으로 채택시켰고, 진상조사위원회는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 2020.11.10. 포항지진 3주년 기자회견  © 신영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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