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스럽게 시끌벅적하든 9호 태풍 마이삭이 의자 하나 넘어뜨리고 지나갔다. 국영과 지방 방송, 지역 행정과 동네 마이크로 어제 하루 종일 시끄럽게 예방하라며 떠들어 대든 9호 태풍 마이삭이 큰 피해를 남기지 않고 오늘 아침 5시 경 우리 지역 울진을 통과했다 한다.
우리 집에 침수 피해를 피해 온 4대의 자동차와 저 지대에 사는 형수씨를 혹시나 하여 집 사람이 가서 모셔와 하룻밤을 함께 지내는 등의 예방책을 너무 철저히 준수한 탓인가, 찢어진 나무 가지와 잎사귀들이 집 마당과 도로에 나 딩굴고 있을 뿐이다.
밤 불과 대 여섯 시간에 세찬 바람과 물 폭탄을 얼마나 퍼부었는지 정확히는 모르나 왕피천 상류인 뒷내물이 구산1교 교각 까지 찰랑 거릴 정도로 내렸으며 또 매화천에서 내려오는 물이 성류굴 상가 앞에서 만나 심한 굽이를 치며 용트림 하는 모습을 본다.
2003년 매미 때와 같은 형의 대형 태풍으로 큰 피해를 가져올 것이란 예측 보도를 듣고 주민들은 모두 긴장하고 피해를 최소화 할 준비를 하느라 저 지대 사람들 고지대로 마을 회관 이층으로, 차량과 경운기 까지도 모두 높은 대로 옮겨 피해는 전무할 정도로 완벽한 예방책을 실천한 탓이리라.
만약 100미리 만 더 내렸더면 또 큰 일 날 뻔 했다. 작년 10월 3일 미탁 때 입은 상처가 아직 남아있는데 끊어진 다리, 무너져 내린 산사태, 집이 침수되어 물바다가 되었든 악몽이 다시 10개월 만에 재현 될 뻔 한 위기가 우리를 또 몸서리나게 할 뻔 했다. 자녀들이 여기저기서 괜찮으냐는 전화가 빗발친다. 대충 사진을 찍어 전송해 주며 아무렇지 않다는 위로로 감사를 전달했다.
심리적으로는 그래도 불안하다. 너무 긴장한 탓인가? 마당 정리 좀 했다고 집 사람 어지럽다며 누워버린다. 정오 현재 아직도 후유증으로 세찬 바람이 남아 안심은 금물임을 일깨워 준다. 또 10호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며 주말에 또다시 동해안을 통과할 확률이 있다 예보한다.
우리 부락은 태풍 소리만 나오면 아킬레스건이 작동한다. 큰 비만 오면 집과 농토가 침수되는 일을 수차례 경험해 본 사람 아니면 그 큰 아픔을 어찌 이해 하리요. 방지책도 손 쓸 힘도 여유도 없이 높은 하늘만 멍하니 쳐다보며 빌어 볼 뿐이다. 10호 태풍은 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농촌의 노인들은 시름만 가득할 뿐이다. <저작권자 ⓒ 다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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