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세월 너머, 언덕 너머 기왓장 밑으로 천년을 흘러 바람처럼 내려 온 소리 입에서 입으로 휘파람처럼 살아남아 장엄하게 하늘을 여는 소리
경쾌하고도 애잔함이 넘치는 그 오묘한 선율을 따라가다 보면 모양도 빛깔도 없는 것이 모양과 빛깔을 갖추고 다가온다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불보살에 이르게 하고 극락왕생의 길 밝히는 범패소리 이승에서 저승으로의 길 안내하려하늘 향해 펄럭이며 온 몸을 파고드는 대자연의 소리 태초의 소리, 하늘의 소리다
범패소리는 거리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아낙네의 눈물 보다 더 애잔하다 부처님 마음처럼 둥글고 모나지 않은 연꽃송이처럼 소리가 방울져 피어나서 가슴을 세차게 때리는 빗줄기가 된다. <저작권자 ⓒ 다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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