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녀들의 환경과 여건이 변화되어 설날 부모를 방문해 오는 형편이 달라진다. 지난 55년 동안, 내 5남매 자녀들은 매 설날과 추석 두 명절에 한 번도 빠짐없이 아들 딸, 손자, 사위 며느리 모두 19명이 한 번도 빠트림 없이 우리와 함께할 수 있었는데, 이는 하나님의 은혜였으며, 금 년 설에도 전 직계 가족들 모두 우리를 방문하여 하룻밤 이상 씩 머물고 돌아갔다.
자녀들이 커가고 직장과 학교, 육아 문제 등 여러 사정으로 전 가족이 명절 당일에 모이기는 어려워, 금 년 부터 저들이 편리한 시일에 각기 조정하여 다녀갔다. 넷째 가족은 양력설에, 셋째가족은 음력 설날에, 목회를 하는 큰 딸 가족은 설을 지낸 후 수요일 예배 후에 와서 하룻밤 재내고, 외국에서 근무하는 아들은 설날 다음 날 서울에서 세미나가 있어 참석 했다가 휴가 내어 찾아와 이틀 동안 효도하고 갔으며, 둘째 가족은 설 일주일 후 2월 1일 왔다가 이틀 후에 돌아간 사연은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스러운 일이다.
전에 보다 세뱃돈도 흑자가 났다. 손자들 학생 시절에는 항상 적자였는데, 이제는 졸업하고 직장 나가는 손 자녀들이 많아져 나가는 액수 보다 들어오는 액수가 배로 많아졌기 때문이다.
날씨도 축하해 주었다. 겨울비 조용하게 내리며 얼지도 않고 맑은 공기로 반겨주어 찾아온 모든 자녀들 만족하고 편히 쉬게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하지만 금년에는 중국 발 신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이 발생하여 전국에 예방 비상조치가 내려, 즐기든 온천에나 식당에 마음 놓고 가질 못하고, 대신 청정 바다가 인접해 있는 삼척 장호항 해변에나, 봉화 백두대간 수목원 같은 조용하고 청결한 곳을 택하고 꼭 필요한 식 재료를 마트에서 사와서 집에서 전 가족들이 맛있게 만들어 즐겁게 정담을 나누며 여느 때와 다른 문화를 즐기니, 오히려 이것이 양약이 되어 더 큰 즐거움과 추억을 만들어 냈다.
명절이 지난 일 주일 후 오늘 마지막 떠난 둘째 가족 3명이 떠난 지 네 시간 반 만에 군산에 무사히 도착 했다는 연락과 함께, 어제 아침 7시에 출발한 아들도 무사히 방콕에 도착하여 직장에서 정상 근무하고 있다는 카톡 전화를 받음으로 우리는 한 시름 놓고 긴장을 풀어 본다. 조용한 시골집 우리 두 늙은 이, 허전한 마음으로 다시 일상으로 회귀한다. <저작권자 ⓒ 다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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