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 미래의 작가 원고료 줘야지 엄마가 준 나의 원고료 동시 한 편 쓰는 원고료 천 원 나는 세 편 쓰겠다며 삼천 원 선불로 받아 주머니에 넣었다
책상 앞에 자세를 잡고 앉았는데 오징어 마른다리 수박 맛 아이스크림 염치없는 혓바닥이 자꾸 슈퍼로 가자, 슈퍼로 가자고 했다 내 혀를 붙잡고 놓아주질 않는 것들 에잇, 슈퍼마켓에 달려가서 원고료 몽땅 털어 달달한 것들을 사 먹었다
시 한 줄 안 쓰고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탱자탱자 종일 놀았다 저녁이 되어 용서를 구합니다
엄마한테 올린 반성문 엄마는 빙그레 웃으며 반성문이 시가 되었으니 용서를 해 주어야겠다고 하셨다. <저작권자 ⓒ 다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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